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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삼성항공 '백혈병' 50대 노동자, 업무상 질병 판정

옛 삼성항공 백혈병 노동자, 업무상 질병 판정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한화테크윈 전신인 삼성항공 시절부터 카메라 렌즈코팅과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일하다 백혈병 진단을 받은 50대 노동자가 '업무상 질병' 판정을 받았다.

17일 법무법인 '여는'의 최영주 노무사에 따르면 최근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김모(56) 씨에게 업무상 질병 판정을 내렸다.

1988년 삼성항공에 입사한 김 씨는 카메라 렌즈코팅, 반도체 도금 등을 하다 현재는 품질 입고 검사 공정을 맡고 있으며 2012년 만성 골수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그는 근무 기간 30년 중 24년을 중금속, 산, 도금 관련 화학물질에 노출돼 있었으며 이 때문에 백혈병에 걸렸다고 그간 주장했다.

항공기 정밀 부품을 생산하던 삼성항공은 2000년 삼성테크윈으로 상호를 바꾸었으며 이후 2016년 한화에 매각돼 이름도 한화테크윈으로 바뀌며 한화그룹 계열사가 됐다.

판정위는 "신청인의 작업 환경과 작업 기간, 노출환경을 살펴보면 반도체 크레임 생산 과정에서는 불순물로 벤젠과 폼알데하이드 등의 노출을 배제할 수 없다"며 "렌즈 성형 시 폼알데하이드 등에 노출될 수 있으며 보호장비가 제대로 있지 않은 기간이 길었다"고 판정했다.

이어 "폼알데하이드와 시너에 부산물로 포함된 벤젠에 노출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업무와 신청인이 신청한 질병(백혈병)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신청인이 요양급여 신청한 상병 '만성 골수 백혈병'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최영주 노무사는 "옛날 일이라 발암물질 검출이 어려운 현실에서 과거 작업 환경에 근거해 업무상 질병 판정을 내렸다는 의의가 있다"며 "김 씨와 비슷한 처지에 처한 다른 노동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는 판정"이라고 설명했다.

home12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