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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동자 10명 중 3명, “고객에게 폭언 피해” 여성·비정규직·20대가 피해 커


금융노동자 10명 중 3명은 최근 1년 새 고객에게 폭언을 당한 경험이 있는 등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지난 6월부터 3주 동안 ‘금융노조 조합원 모바일 실태조사 연구’를 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합원 1만8036명중 5672명(31.4%)이 “최근 1년 사이에 고객에게 폭언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폭행(1.2%)·성희롱(3.9%)·괴롭힘(14.2%) 피해를 입은 이들도 있었다. 직장 내에서 상사에게 폭언 피해를 경험한 비율도 전체의 43.9%인 7919명에 달했다.

특히 여성·비정규직·20대 노동자 중에 폭언 피해를 입은 사람이 많았다. 조사에 응한 여성의 39.1%, 20대의 36.8%, 무기계약직의 44.1%가 폭언을 들은 적 있다고 답했다. 남성은 35.1%, 50대는 21.7%, 정규직은 29.7%였다. 폭행·성희롱·괴롭힘 피해도 여성·비정규직·20대에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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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개정된 은행법 등에 따르면 금융사는 고객 응대를 맡은 직원이 폭언·성희롱 등을 당할 때 해당 고객으로부터 직원을 분리하고, 치료를 지원하고, 상시 고충처리 기구를 두도록 규정돼있다. 하지만 법에 따른 후속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고객에게 폭언·폭행·성희롱을 당했을 때 휴식이나 휴가 같은 조치를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 95.9%가 “없다”고 답했다. 35.6%는 적절한 대처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고, 36.2%가 “감정노동 피해를 담당하는 부서나 상담창구가 설치돼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