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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대표노조에만 사무실·근로시간면제 혜택…불법 노동행위"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 버스회사에 소송…法 "공정대표의무 위반"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회사가 교섭대표노조에만 사무실 제공과 근로시간면제 등 혜택을 준 것은 소수노조에 대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회사는 소수노조에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교섭대표노조가 되지 못한 소수노조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소수노조 조합원의 노조활동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회사는 합리적 이유 없이 교섭대표노조와 소수노조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전국공공운수노조가 대전지역 7개 버스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각 회사는 노조에 '500만∼1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조에도 반드시 일률적이거나 비례적이지 않더라도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노조 사무실로 제공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교섭대표노조에만 사무실을 제공하면서 다른 노조에게는 물리적 한계나 비용 등을 이유로 사무실을 전혀 제공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만 회사 시설을 사용할 기회를 부여한 것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교섭대표노조에만 근로시간면제를 적용한 것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소수노조를 차별한 것'이라는 원심 판단에 대해서도 "공정대표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회사 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노조는 2016년 대전지역 7개 버스회사가 교섭대표노조인 한국노총 산하 대전광역시지역버스노조에만 사무실을 제공하고 근로시간면제를 적용한 것이 노동조합법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전국공공운수노조는 "회사의 차별로 노조의 위신이 추락해 조합원이 감소했고, 그 결과 교섭력이 약화했다"며 "회사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심은 "버스회사들의 행위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교섭대표노조와 소수노조를 차별한 것으로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각각 500만∼1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hyun@yna.co.kr